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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이동통신기술

5G 특화망은 무엇인가요?

by 석사만세 2023. 2. 11.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말 기준 전 세계 5G 가입자가 6억 6천만명에 이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2027년에는 전체 모바일 신규 가입자 수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또한 에릭슨은 5G가 LTE 대비 2년 일찍 가입자수 10억명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이는 보급형 5G 스마트폰의 조기 출시와 중국의 5G 확대 정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과 중국 주요 이동통신사들의 5G 커버리지 확대와 5G 스마트폰 가격 하락에 힘입어 5G는 이전 다른 세대 기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죠. 2027년에는 5G가 지배적인 무선접속 기술로 자리잡게 될 것이며 인구 기준으로 전 세계 75%를 커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는 어떨까요? 국내는 2019년 4월 세계 최초로 5G가 상용화된 이후 2022년 3월 기준 5G 가입자 수가 2,290만명에 이르렀습니다. 국내 5G 가입자 수가 1천만명을 돌파한 시점은 2020년 11월로, 상용화 이후 20개월이 소요되었지만 2021년 11월 2천만명을 돌파함으로써 불과 1년만에 가입자가 2배로 증가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죠. 그러나 이런 빠른 가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5G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LTE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속도, 상용화 후 3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부족한 커버리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전송속도와 커버리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동통신사들의 5G 시스템 투자 부진 때문입니다.

 

2021년 하반기 과기정통부가 실시한 이동통신 품질 테스트 결과를 보면 이동통신 3사의 5G 평균 다운링크 속도는 801.48Mbps 정도입니다. LTE의 평균 전송속도가 150.3Mbps인 것을 감안하면 5G는 LTE의 5배를 조금 넘는 수준이네요. 5G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당초 목표대로 20Gbps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5G mmWave(밀리미터웨이브) 기지국 확대가 필수적이나, 28GHz 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전파의 파장이 짧아 커버리지가 줄어드는 문제로 인하여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2월까지 통신 3사가 구축한 전체 5G 기지국 수는 20만2,903대로 LTE 기지국의 2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연도별 5G 기지국 구축 현황을 보면 2019년 6만8,363대, 2020년 7만2,211대, 2021년 5만8,228대로, 2021년 신규 구축 기지국 대수가 2020년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5G의 부진한 기지국 설치 문제는 mmWave 대역에서 더욱 심각합니다. 국내 5G mmWave 기지국 설치 대수는 2022년 4월 기준 5,059개로 집계되었습니다. 2018년 정부에 제출된 이동통신사들의 5G 기지국 설치 계획에서는 2021년 말까지 총 45,000 국소의 mmWave 기지국을 설치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실제 구축된 것은 계획 대비 11.2%에 불과합니다. 더구나 5,059개 중 4,578개는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구축하고 중복으로 계산한 수치죠. 즉 이동통신 3사가 실제로 설치한 mmWave 기지국은 공동 구축한 1,526개와 통신사 개별로 구축한 481개를 합쳐 2,007개 국소가 전부라는 뜻입니다. 5G가 사용하는 국내 주파수 대역은 3.5GHz와 28GHz로, 기존 LTE 대역보다 높으므로 LTE 서비스 커버리지 수준으로 5G 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LTE 기지국 대비 4~5배 이상의 기지국이 필요합니다. 20Gbps 전송속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mmWave의 400MHz 채널대역폭 사용이 필수적이라는 점은 이미 다른 포스팅에서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데이터 전송속도를 채널대역폭 관점에서 볼 경우, 5G Sub 6GHz에서는 최대 100MHz의 채널대역폭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기존 LTE 채널대역폭 중 가장 넓은 채널대역폭인 20MHz 대비 5배의 전송속도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LTE가 채널대역폭 20MHz, 2 × 2 MIMO, 64QAM 기준으로 이론상 최대 150Mbps를 지원하므로 5G는 빔포밍에 의한 이득이 없다고 가정할 때, 채널대역폭 100MHz, 4 × 4 MIMO 기준으로 1.5Gbps까지 지원이 가능합니다. 즉 mmWave의 400MHz 채널대역폭을 사용해야만 LTE 대비 20배인 20Gbps의 전송속도를 제공할 수 있는 셈입니다.

 

정부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의 5G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농어촌 지역의 5G 공동망 구축을 승인하고, 지하철 mmWave 기지국 설치 대수를 공동으로 인정하는 등 여러 유인 요소를 제공했지만 높은 주파수 대역 자체가 가지는 기술적인 특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대규모 투자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mmWave 기지국의 커버리지가 좁다는 것은 이동통신사들이 더 많은 기지국을 설치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을 잘 아실 겁니다. 이동통신사들이 mmWave 서비스 커버리지를 전국망 수준으로 가져가는 것은 경제성의 문제로 불가능하므로 5G mmWave 기지국을 통한 수십 Gbps급 초고속 데이터 전송은 특정 지역에 제한적으로만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이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최대 20G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매우 한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구요. 데이터 전송속도의 차별화 실패는 자칫 5G 응용 서비스 위축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전체 5G 시장 성장 장애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정부는 부진한 이동통신사들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한 5G mmWave 투자를 활성화하고 차별화된 5G 서비스 발굴을 위해 수요기업에서 자체적인 5G 전용망을 구축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5G 특화망용 주파수를 할당했습니다. 주파수 이용료도 매우 저렴하여 수요가 있는 대기업을 위주로 서비스 신청이 많을 것으로 기대되었더랬죠. 

 

5G 표준은 3GPP Rel.15를 시작으로 2020년 7월 Rel.16의 URLLC가 승인되었으며 2022년 3월에는 Rel.17이 표준으로 승인되었습니다. 

ITU에 의해 제시된 5G의 3가지 속성은 eMBB, URLLC, mMTC인데 Rel.15 표준은 eMBB에 집중하여 빠른 시간내에 5G 상용화를 목표로 했던 최초 표준입니다. 2022년에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Rel.16은 Rel.15의 eMBB에 더하여 URLLC를 지원할 수 있는 표준이지요. URLLC는 고신뢰성, 초저지연을 지원하는 특성으로 자율주행차의 V2X나 스마트팩토리, 드론 등을 안전하게 서비스하기 위해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Rel.16에는 URLLC 이외에도 IAB, TSN, NPN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여기서 NPN은 일반 사용자들은 접속할 수 없는 전용 네트워크를 의미하며 국내에서는 5G 특화망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다가 최근 이음 5G로 리브랜딩 되었습니다. 해외에서는 Private 5G, Local 5G 등으로 불리고 있으나 3GPP의 공식적인 명칭은 NPN이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특화망은 기업 내 근로자들의 PC나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로봇, 드론, AR/VR,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서로 다른 요구사항을 가지는 다양한 장치들이 연결되고 이 기기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운용 및 관리되는 인프라입니다. 5G 특화망은 5G 공중 네트워크와 분리되어 서비스되며 물리적으로 기지국 등의 시스템 자체가 다르거나 또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을 이용하여 서비스를 논리적으로 분리합니다. 기존의 기업 내 통신망은 LAN 기반의 이더넷이나 와이파이를 통해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5G 특화망은 셀룰러 기술이기 때문에, 더 높은 이동성과 보안성 그리고 넓은 커버리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5G 특화망은 에지 컴퓨팅을 기반으로 하므로 초저지연, 고신뢰성 통신 서비스 제공이 가능합니다. LTE에서도 Private LTE가 제공되었는데, 이는 기존 이동통신사 네트워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5G 특화망과 개념이 다릅니다. 5G 특화망의 경우 이동통신사가 구축하여 제한적인 접근만을 허용하는 Private LTE와 달리 시스템 자체를 수요기업이 직접 설치합니다. Private LTE와 같이 이동통신사의 기지국 시스템 또는 교환기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별도의 설치나 운용 비용 없이 월 사용료만 지불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비스의 유연한 설계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죠. 5G 특화망은 시스템을 직접 설치하여 수요기업의 요구사항에 맞춰 서비스를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게 장점입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5G 특화망 시장이 2019년 9억 달러에서 2024년 57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시장 추세에 발맞추어 5G B2B 또는 B2G 시장을 촉진하기 위해 2021년 1월 5G 특화망 정책방안을 수립하고 민간에 5G 주파수를 개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까지 5G 특화망을 구축한 사업자는 네이버와 LG CNS가 있으며 SK네트웍스서비스도 최근 허가를 받았습니다. 네이버는 AI와 로봇 분야, LG CNS는 무인운송차량과 스마트팩토리, SK네트웍스서비스는 로봇과 스마트팩토리에 5G 특화망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5G 특화망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던 삼성 SDS와 카카오는 아직 주파수 할당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도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5G 특화망 서비스의 활성화를 기대했던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아직 5G 특화망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되었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죠? 이것은 스마트팩토리를 제외하고는 5G 특화망을 통해 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뚜렷한 서비스 모델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소기업들이 참여하기에 초기 투자금이 많이 소요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장비와 단말 시장의 생태계도 부실하구요. 5G 특화망에서는 28GHz를 통한 초고속데이터 전송과 URLLC를 지원하기 위한 SA 구조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 국내에 28GHz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전무하며 CPE 또는 모듈 형태의 제품이 LG전자, 텔릿와이어리스솔루션즈, 우리넷 등 일부 기업에서 제공될 뿐입니다. 국내의 5G 단말 생태계의 취약성은 자연스럽게 중국산 제품의 도입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에서 개발된 제품을 한국 중소기업이 국내 인증만 대행하며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려는 시도도 종종 발견됩니다. 보안 취약성 검증이 부족한 중국산 제품의 무분별한 도입은 5G 특화망에서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안이라는 속성에 위협이 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겠죠? 통신 장비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이 이음 5G 전용 장비를 출시한 상태지만 국내의 중소기업의 참여는 여전히 더디네요.

 

5G 특화망은 제조, 의료, 물류, 행정 등에서 많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제조 강국인 독일과 일본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독일의 Bosch와 항공사인 루푸트한자가 특화망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의 NEC, 후지쯔도 제조 현장에 적용하고 있지요. 독일은 2019년 3.7~3.8GHz와 26GHz 대역을 로컬 5G용으로 할당했고, 약 120개 이상의 기업이 면허를 확보할 정도로 5G 특화망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국가입니다. 보쉬는 자체 공장에 5G 캠퍼스를 구축했으며 공장 자동화와 자율운송 시스템에 로컬 5G를 사용합니다. 루프트한자는 항공기 격납고에 5G 망을 구축하고 비행기의 유지 보수에 활용 중입니다. 초고속 데이터 전송과 초저지연 특성을 활용하여 AR로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구축하여 설비의 사전 점검에 활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영국은 약 35개 이상의 기업이 로컬 5G 면허를 획득한 상태입니다. 케임브리지 와이어리스가 사이언스파크에 로컬 5G를 구축했고 자율주행, 원격 진료 등 다양한 실증 사업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활용되고 있답니다. 일본은 4.7GHz와 28GHz를 5G 특화망 주파수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주파수 대역이 동일하여 특화망 해외 시장 진출에 용이한 시장이죠. 후지쯔는 자체 공장에 로컬 5G를 구축하고 자율운송 시스템과 이미지 분석을 통한 실시간 작업관리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5G 특화망을 활용한 실증 서비스 발굴에 적극적입니다. 특히 노령사회 진입에 따른 생산성 하락 문제, 재난 안전 대비 등 사회문제 해결에 5G 특화망 활용을 추진하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미국은 2020년 CBRS 주파수 경매를 통해 로컬 5G 시장 확대에 나섰습니다. 미국의 최대 이동통신사인 Verizon은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5G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사이트고 서비스를 출시하였고 농기계 기업인 미국 존디어는 로컬 5G 망을 2개 공장에 적용하였습니다.

 

특화망은 기업 등에서 특정한 지역을 대상으로 네트워크의 용량이나 서비스 시나리오 등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일종의 사설망입니다. 외부 사용자가 접속할 수 없으므로 보안성이 강하며 트래픽 접속 수요가 제한적이므로 시스템 자원 예측이 더 용이하죠. 특화망의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5G를 통한 LAN 구축이나 초저지연 서비스가 필요한 스마트팩토리, 로봇 등에 응용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특화망은 일반 공중망과 연결하여 설계하거나 또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분리하여 설계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형태이든 사용자의 단말기가 특화망의 커버리지를 벗어나는 경우 일반 공중망으로 접속하여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특화망 구조에서 제어평면(Control Plane) 신호는 이동통신사업자의 교환기에서 관리합니다. 즉 5G 특화망을 설치하는 일반 수요기업은 기지국만을 설치하여 이동통신사의 5G 코어망에 접속하는 형태로 설계하거나 또는 UPF와 기지국을 설치하고 이동통신사 코어망과는 제어신호만 주고받는 형태로 설계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두 구조 모두 특화망의 사용자의 데이터(User Plane)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보안성 확보가 가능합니다. 또한 특정 서비스를 위한 엣지 컴퓨팅 서버는 특화망을 설치하는 지역 내에 위치시킬 수 있으므로 물리적인 보안성도 제공되겠죠? 이러한 기업 데이터 보안성이 특화망의 핵심가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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