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S(Trunked Radio system)은 주파수 공용 통신이라고 부릅니다.
이건 여러분들이 쉽게 보실 수 있는데 마을버스 아저씨나 택시기사 아저씨들이 많이 쓰는 거 있죠? 그게 바로 TRS랍니다. TRS는 주파수를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 쓸데없는 얘기 한번 할까요?
사람많은 공중 화장실에서 아무리 급해도 서있던 줄에 계속 서있어야지 다른 줄이 줄어드는 속도가 빠르다고 옮기면 하필 앞에 서있던 사람이 맥주를 마셨는지 아니면 나이 많은 힘없는(?) 아저씨인지 오히려 더 늦어지는 경우를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현재까지의 통신방식은 단일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주파수가 놀고 있어도 나에게 할당된 주파수만을 사용해야 하므로 앞의 화장실에서와 같은 일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경찰이나 소방서 같은 공공기관의 통신에서 긴급히 통신의 순서를 바꾸거나 일제히 동시에 통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데 기존의 방식으로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TRS는 우리가 은행에 가서 번호표를 받듯이 모든 호(Call)에게 번호표를 부여하고 순서가 되면 빈 채널에 하나씩 분배되는 방식입니다. 그럼 방금 얘기한 경찰서나 소방서에서 긴급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냐구요?
그땐 은행에서 아는 지점장 찾아가면 빠르듯이 미리 긴급호에 대한 우선 순위를 정해버리면 되는 겁니다. TRS는 모든 통신을 호단위로 배분하고 채널을 배정하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 유용할 겁니다.
주파수 공용 통신은 한마디로 무전기와 셀룰러폰을 합쳐놓은 것하고 비슷한데 일반 업무용 무전기의 가장 큰 장점은 PTT(Push To Talk)를 누르면 바로 통화가 된다는 것입니다. 휴대폰은 통화를 하려면 전화번호를 눌러야 하고 신호음이 떨어지길 기다려야 하는 등 어찌 보면 불편한 점이 있기도 하지만 무전기가 단방향 통신인데 비해 휴대폰은 양방향 통신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라? 단방향은 뭐고 양방향은 뭐냐구요? 단방향이라는 것은 무전기 처럼 내가 얘기하고 있는 동안 상대방은 내 얘길 듣기만 해야지 백날 떠들어 봐야 내겐 그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휴대폰은 무전기와 달리 내가 얘기하는 동안 상대방도 동시에 얘기할 수 있고 나는 상대방이 얘기하는 소릴 들을수 있죠?
이해가 잘 않되시면 부부싸움을 생각해 보세요... 무전기를 가지고 부부싸움을 하면 아마 차례차례 할말을 해야 하니까 좀 답답하게 느껴지겠죠... 상대방이 말도 않되는 소릴 해도 듣기만 해야 하쟎아요... 근데 휴대폰으로 부부싸움을 하면 상대방이 듣건말건 내가 하고 싶은 얘길 다 할수 있겠죠?
근데 부부싸움에 어느게 좋은거죠? 무전기가 좋은지 휴대폰이 좋은지... 뭐 저야 항상 와이프에게 야단을 맞기 때문에 사실 휴대폰이건 무전기건 관계가 없지만요... ^^;;;
TRS는 휴대폰과 같이 이곳 저곳에 중계기를 두고 넓은 지역을 서비스합니다. 일반 무전기처럼 누르는 거의 즉시 말할 수 있고 언제나 수신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살리되, 주파수 자원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매번 교신할 때마다(PTT 버튼을 누를때 마다) 빈 주파수를 자동으로 찾아서 사용하므로 여러개의 주파수를 여러명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입니다.
예전에 썼던 아날로그 휴대폰도 여러 주파수를 공동으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한번 접속되면 끊어질 때까지 계속 같은 주파수를 점유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주파수 사용 효율면에서는 TRS보다는 나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주파수 사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 바로 TDMA, CDMA 등인데 이건 다음에 설명할께요...
TRS는 산업용으로 특정 사용자 그룹내에서 개별 또는 그룹 통화가 가능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중앙컴퓨터가 각각의 통신을 관리 감독하면서 비상통신 및 직급별 우선 통신을 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중앙에서 사용 기기간의 그룹 설정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으며 데이터 통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이 가장 요긴하게 활용되는 분야는 바로 경찰서라고 할 수 있죠. 경찰은 주파수를 공유하여 항상 통신이 가능하여야 하고 넓은 지역을 커버해야 하며 그때그때 작전에 따라 그룹을 다시 정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런데 제일 적절한게 바로 TRS입니다.
또한 물류나 운송 업체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TRS는 Talk Around Mode라는 기능을 보통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TRS 중계기와 단말기가 교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말기와 단말기간에 직접 통화하는 기능을 얘기합니다.
왜 이런 기능이 필요하냐구요? 예를들어 TRS 단말기를 가진 사람이 함께 TRS 중계기의 전파가 도달하지 않는 지하로 깊이 내려갈 경우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통신이 않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TRS는 단점이 없는 걸까요? 왜 없겠어요... 아주 많죠... 우선 내가 말하는 동안 상대방은 말하지 못하고 듣기만 해야 한다(혼자 너무 오래 얘기하면 않되겠죠?)는 점이 제일 큰 단점이고 번호 부여를 받아 핸드폰 처럼 특정 번호로 착신 발신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고 주파수를 공동으로 쓰다보니 보안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TRS에도 착신번호를 부여하여 핸드폰처럼 쓸 수 있도록 개선되기는 했지만, 어느 하나 완벽한 기술이란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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