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이지 이놈의 게으름이란 녀석은 저로 하여금 1년만에 글을 쓰게 만드네요. 대학원을 다닌다고 시간이 없었다면 그것도 핑계겠죠. ㅡ.ㅡ 하기야 작년 이맘때 완성한 5G 원고를 아직 출판도 못하고 있으니 새로운 일을 벌이기만 하고 수습 못하는 버릇은 평생을 갈 모양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글을 쓰는데 제목이 좀 수상합니다. 얼마전 신문 기사에 5G가 반쪽짜리라는 기사가 쏟아져 나와서 정말 그런가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떤 신문은 5G 다운로드 속도 운운하며 한국의 이통사업자들을 까기도 했죠. 아마도 이통사들이 신문 광고를 않해서 그렇지 않을까 추측을... 쿨럭...
반쪽짜리 5G라는 표현은 좀 과한 표현이지만 완벽하지 않은 5G는 맞다라는 결론부터 말씀드리고 시작합니다. 이전 포스트(죄송스럽게도 1년이나 지난 포스트)에서 5G의 3가지 특성이 eMBB, URLLC, mMTC라고 말씀드렸는데 현재 상용화된 5G는 이중 eMBB만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eMBB는 말그대로 속도를 높이는 특성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eMBB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5G 서비스에 할당된 주파수가 3.5GHz와 28GHz 두 대역이 있고 3.5GHz에는 각 이동통신사별 100MHz, 28GHz에는 각 이동통신사별 800MHz씩 할당이 되어 있다는 점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단 3.5GHz 대역에서 LGU+는 80MHz만 할당 받음)
Shannon의 Channel Equation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채널대역폭이 데이터 전송 속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예를 들어 LTE의 규격상 최대 채널대역폭인 20MHz에서 이론적인 최대 속도가 2 x 2 MIMO 기준 150Mbps 정도인데, 5G는 이것보다 5배 넓은 100MHz 채널 대역폭을 사용하니까 CA같은 다른 요인을 감안하지 않아도 750Mbps는 나옵니다. 4 x 4 기준이면 750Mbps의 두 배인 1.5Gbps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5G의 최대 전송속도 목표가 얼마죠? 20Gbps입니다. 1.5Gbps도 빠른 속도이지만 20Gbps에 미치려면 한참 멀었죠. 그럼 도대체 20Gbps를 어떻게 달성할거냐? 이 20G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8GHz의 800MHz 채널 대역폭을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채널대역폭이 800MHz면 100MHz인 경우 대비 8배니까 1.5Gbps 곱하기 8하면 12Gbps가 나옵니다. 여기에 3.5GHz를 CA하면 13.5Gbps는 나오는 겁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다른 요인들 예를 들어 LTE 밴드 CA라든가 MIMO 차수를 높이든가, 256QAM이나 빔포밍을 적용하든가 이렇게 해서 달성하게 됩니다.
제대로 된 빠른 속도를 구현하려면 28GHz를 써야 하는데, 불행히도 아직 28GHz는 기지국 설치가 많이 되어 있지 않아서 여러분들이 5G 스마트폰을 쓰시더라도 획기적인 속도 증가를 느끼지 못합니다. 사실 기지국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28GHz 기지국을추가로 설치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 기준으로 아직 28GHz를 지원하는 스마트폰도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즉 이동통신사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스마트폰에 28GHz를 지원하는 안테나가 포함되어야 하는데 발열 문제라든가 전력소모 문제 등 상용화하기 위해 넘어야 할 이슈가 많습니다.
자 그럼 이제는 현재 5G가 반쪽짜리로 치부되는 다른 요인을 살펴볼까요? eMBB는 28GHz로 해결한다고 치더라도 나머지 URLLC나 mMTC는 어떨까요? 현재 5G는 3GPP Rel.15 기준입니다. Rel.15에서는 eMBB 이외에 URLLC나 mMTC 관련 규격이 없습니다. 실제로 제가 5G를 원하시는 고객들을 만나보면 URLLC에 대한 관심들이 높으신데, URLLC는 애석하게도 Rel.16이 나와야 가능합니다. 아래 표에 보시면 Rel16에 대한 내용이 간략히 나와 있습니다.
문제는 Rel.16은 도대체 언제 나오냐? 원래는 2019년 말에 규격 완성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등의 사태로 지연되어 2020년 6월에 완료 예정입니다. 그럼 2020년 7월부터는 URLLC를 쓸 수 있겠네요?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불행히도 그렇지 않습니다. 규격이 완료되고 나면 그 규격을 만족하는 모뎀칩이 나와야 하고 그 모뎀칩을 받아서 기지국이든 스마트폰을 개발하는데 또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언제 가능하냐? 약 1년 정도 추가로 필요합니다. 즉 올해 6월에 Rel.16 규격이 완성되면 2021년 6월 경에 여러분이 Rel.16을 지원하는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Rel.16이 끝이냐? 아닙니다. 당연히 Rel.17이 있습니다. Rel.17은 2021년 12월에 규격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요 변경 사항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즉 기본적인 5G 특성은 Rel.16에서 만족시킬 수 있으나 Rel.17은 5G의 디테일한 사항들을 더 발전시키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제가 이전 포스트에서 5G 네트워크의 구조 중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이것 역시 Rel.16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지금 5G는 반쪽짜리가 맞네요. 하지만 우리나라가 5G 상용화를 위해 엄청난 투자를 했고 세계 최초로 전국망 규모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점은 절대로 평가절하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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