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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이동통신기술

PS-LTE(재난안전통신망)이 궁금해요.

by 석사만세 2023. 2. 10.

2014년 지금도 생생한 그날의 기억... 세월호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겼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는 국가적인 참사가 많았습니다. 구포역 열차 전복, 아시아나 733편 추락, 서해 페리호 침몰, 성수대교 붕괴,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삼풍백화점 붕괴, 대한항공 괌 801편 추락, 대구 지하철 화재, 세월호 참사 등 미처 다 기억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생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이러한 국가적인 참사를 볼 때마다 정부의 무능을 욕하게 되지요. 이동통신에서도 이러한 국가적인 재난을 계기로 재난통신망에 대한 논의가 10년 넘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사건을 계기로 국가 통합 재난안전망이 논의가 되었으나 기술 방식이나 예산 상의 문제 등으로 계속 표류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 또다시 대형참사인 세월호 침몰이라는 국가적인 재난 상황이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재난안전망에 대한 추진이 본격화되었습니다.

 

한 동안 재난안전망 기술 방식은 TETRA, iDEN 등 TRS 기반 기술로도 논의되었고 2005년 이후 와이브로로 검토되다가 최근에야 기술 방식이 LTE로 확정되었습니다. LTE로 확정될 시점에도 자가망으로 할 것이냐 상용망을 쓸 것이냐를 두고 격론을 벌였고 결국은 자가망을 기본으로 하되 상용망으로 보완하는 방식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자가망이라는 것은 재난안전망을 위해 별도의 LTE 네트워크를 국가가 구축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보안상의 이슈는 적은 대신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대두되었습니다. 결국 자가망으로 일부 구축을 하고 KT나 SKT 상용망으로 보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LTE 기술 방식도 LTE-TDD냐 FDD냐를 가지고 검토를 했고 현재 상용망 기준으로 FDD 방식으로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주파수 대역은 디지털 방송을 도입하면서 발생한 700MHz 대역을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되었구요. 상용망으로 보완한다면서 왜 갑자기 700MHz냐? 이것은 700MHz가 주파수가 낮아 회절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회절성이 좋으면 당연히 커버리지가 좋아집니다. 예를들어 재난 상황에서는 수중에서도 통신의 필요성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럴 때 저주파 대역이 더 유리하게 되는 것이죠.

 

기능적인 측면에서 PS-LTE가 기존 LTE와 다른 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습니다.

- PTT(GCSE, Group Communication System Enabler)
- D2D(ProSe, Proximity Service)
- Relay
- eMBMS(evolved Multimedia Broadcast Multicast Service)
- 우선순위/가로채기

 

PTT(Push to Talk)는 무전기 기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재난안전망이 LTE로 통합되기 이전에 경찰이나 소방서, 군에서는 TRS(Trunked Radio Service)를 썼었는데 이런 무전기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Group 통신, 즉 여러명과 동시에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PTT는 위에서 보시다시피 GCSE라고도 불립니다. D2D가 가장 흥미로운 기능인데 Device to Device의 약자로 기지국의 개입없이 디바이스간 직접 통신이 가능한 기능입니다. 이 기능이 재난안전통신망에서 중요한 이유는 첫번째 기지국이 어떤 이유로 파괴되어 동작이 되지 않을 때 인접 거리의 단말기간에 통신이 가능하게 만들기 위함이고 두번째는 GPS 등 신호가 약할 때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Relay는 셀의 Edge 부근에서 신호가 약한 경우 중계기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기존 중계기와 다른 점은 Core망과의 연결이 유선이 아니라 무선, 즉 Wireless Backhaul로 동작한다는 점입니다. eMBMS는 일종의 방송 형태로 특정 셀 내의 사용자에게 문자나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이것은 엄밀히 얘기하면 재난안전통신망에서만 사용되는 기술은 아니고 KT가 삼성전자와 함께 전세계 최초로 상용망에서 구현한 바 있습니다. 일반 상용망에서 eMBMS가 필요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등 특정 동영상을 동시에 시청할 경우 채널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해서 브로드캐스팅의 형태로 스포츠 경기 등을 중계하기 위한 기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재난망에서도 다수의 사람들에게 동시에 메시지를 전송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들어 재난문자의 경우는 브로드캐스팅 방식이 아니라 일반 SMS 방식이기 때문에 전송량이 많을 경우 전송 지연이 발생할 수 있지만 eMBMS는 동시에 다수의 사용자에게 전송이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재난안전망은 경찰, 소방, 해경, 군, 지자체, 의료, 가스/전기 등 분야에 주로 사용될 것이며 LTE-R(LTE Railway)와 LTE-M(LTE Marine)과도 통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LTE-R은 철도통합무선망을 LTE 방식으로 구현하는 것이고 LTE-M은 해상무선통신망을 LTE 방식으로 구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재난안전망이 LTE로 통합되면 기존의 TRS 방식은 모두 없어지느냐? 그것은 아니고 TRS은 일반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사용하고 전쟁 등의 재난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그때 LTE로 통합 운용되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PS-LTE 전용 휴대폰이 있어야 하구요.

 

 

PS-LTE(Public Satefy LTE)는 우리나라에서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 그림에서 보실 수 있듯이 미국, 유럽 등 각국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3GPP를 통해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사업 계획의 부실로 아직까지 재난안전망이 표류하는 느낌이 들어 아쉽습니다. 모쪼록 국민들의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식으로 결정되어 조속히 추진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