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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이동통신기술

LTE FDD vs. LTE TDD

by 석사만세 2023. 2. 10.

이동통신을 공부하다보면 FDD(Frequency Division Duplexing)와 TDD(Time Division Duplexing)란 얘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우리가 전화 통화를 할 때 여러분의 말이 상대방에게 전달되기도 하지만 상대방의 말이 여러분에게 전달되기도 합니다. 휴대폰에서 기지국으로 데이터(음성)을 전달할 때는 상향링크(Uplink)를 통하게 되고 기지국에서 휴대폰으로 데이터(음성)을 전달할 때는 하향링크(Downlink)를 통하게 됩니다. FDD와 TDD의 차이는 바로 이 상향링크와 하향링크를 어떻게 나눠서 쓰는가의 이슈입니다. FDD는 상향링크와 하향링크를 서로 다른 주파수에 배정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신문에서 모 이동통신사가 정부로부터 LTE로 20MHz를 할당받았다는 기사가 의미하는 바는 상향과 하향 각각 10MHz로 사용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이것은 현재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구현한 LTE가 FDD 방식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상향링크와 하향링크는 일정한 이격거리를 두고 쌍(Pair)으로 할당됩니다. 즉 하향이 10MHz이면 상향도 10MHz인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럼 이런 상황을 한번 생각해보시죠. 만약 정부에게 받은 주파수가 20MHz나 40MHz처럼 쌍으로 할당하기 좋은 주파수가 아니라 35MHz를 할당받으면 어떻게 될까요? 35MHz 나누기 2해서 17.5MHz씩 쓸까요? 불행히도 그렇게 쓸 수가 없습니다. 3GPP에서 규정한 LTE 주파수는 1.4/3/5/10/15/20MHz 중 하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내 이동통신사 중에 정부로부터 35MHz를 할당받은 사업자들이 있습니다. 그럼 이 사업자들은 35MHz를 어떻게 할당했을까요? 정답은 하향 20MHz, 상향 15MHz입니다. 어라? 아까는 쌍으로 할당한다더니 이건 또 무슨 소리람? 쌍으로 할당하는게 일반적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하향에 보다 많은 주파수를 할당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 이유는 여러분의 통신 패턴을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여러분이 기지국에서 받는 정보가 많을까요? 아니면 기지국으로 올리는(보내는) 정보가 많을까요? 당연히 기지국에서 받는 정보가 많습니다. 네이버로 박근혜하야라는 다섯 글자를 검색한다고 가정해보죠. 이 경우 여러분이 입력한 것은 겨우 10바이트에 불과합니다만 네이버가 표시해주는 것은 각종 사진이며 동영상에 신문기사까지 온갖 데이터를 다 긁어서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통신은 하향이 항상 많은 구조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서두가 길었는데 어쨌든 상향과 하향링크를 서로 다른 주파수로 구현하는 것을 FDD라고 한다고 했는데 그럼 TDD는? TDD는 상하향 링크가 주파수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동일한 주파수 내에서 서로 다른 시간으로만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하향과 상향이 일정 시간 간격으로 계속 반복해서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이지요. 어? 그럼 음성통화에서 끊김현상이 생기지 않을까? 네 맞습니다. 끊김현상이 생기긴 합니다만 너무 짧아서 여러분의 귀가 미처 눈치를 채지 못할 만큼 짧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조금 이해가 쉬우실 듯 합니다.

 

 

좌측의 그림을 보시면 FDD와 TDD의 차이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아 근데... 그냥 하나만 만들지 뭐하러 복잡하게 FDD/TDD 이런걸 만들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거 같습니다. 주파수가 아주 널널하고 관리가 잘된 상태라면 FDD를 하는게 더 깔끔합니다. 전세계적으로 LTE FDD와 TDD는 80:20 정도로 FDD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나 단말기가 더 많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불행하게도 상향을 할당할 10MHz는 있는데 거기에 매칭이 되는 하향 10MHz가 다른 용도로 이미 사용되고 있을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럴 때는 TDD가 유리합니다. 총 20MHz가 아니라 10MHz로도 LTE 서비스를 할 수 있으니까 말이죠. 그럼 어느 나라가 LTE TDD 방식을 검토하고 있느냐?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중국과 인도입니다. 두 나라 모두 인구가 많아서 시장이 엄청 큰 것은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러다보니 LTE-TDD가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Mobile WiMAX(우리나라에선 와이브로라고 불렀던) 사업자들이 모두 LTE-TDD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미국의 클리어와이어, 일본의 UQ커뮤니케이션즈가 Mobile WiMAX를 포기하고 LTE-TDD로 가겠다고 발표했죠. 이것은 Mobile WiMAX와 LTE-TDD의 기술적 유사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장비 투자를 적게 해도 되기 때문입니다. 기존 Mobile WiMAX가 다중접속방식으로 OFDM을 사용하고 듀플렉싱으로 TDD를 사용했기 때문에 장비의 업그레이드가 용이했던 겁니다.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도 와이브로를 LTE-TDD로 전환 가능한가요라고 물으시는 분이 있으실 듯 한데... 네 당연히 우리나라 와이브로도 LTE-TDD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어차피 와이브로는 사용자도 별로 없는 상황이고 국제적으로도 실패한 기술이라 더 이상 와이브로를 토종 기술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계속 서비스 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입니다. 지금 국내의 와이브로가 2.3GHz 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데 국제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주파수기 때문에 LTE-TDD로 전환하면 더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LTE-TDD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하향과 상향을 트래픽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10MHz의 주파수가 있을때 FDD는 하향과 상향 각각 5MHz로 쓸 수 밖에 없지만 TDD는 하향에 60% 상향에 40% 이런 식으로 유연성 있게 자원을 할당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광화문 촛불 시위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서 통화가 안되고 데이터가 안터지는 일이 많이 발생했었죠? 이런 인구 밀집지역에 TDD를 도입한다면 하향링크와 상향링크를 서로 다르게 해서 주파수 사용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TDD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상향링크의 감도가 낮다는 점인데 이것은 설명하기 좀 복잡하니까 그냥 생략하겠습니다. 뭐 이것 이외에도 TDD 주파수가 FDD보다 상대적으로 고주파 대역에 위치해 있어서 회절성이 떨어지는 점도 단점이긴 합니다. 일전에 CA에 대해 설명드린 적이 있는데 FDD와 TDD도 CA가 되느냐? 네 규격에서는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국내에서 LTE-TDD가 도입이 된다하더라도 CA가 가능하므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족을 하나 덧붙이자면... 간혹 LTE-TDD를 TD-LTE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중국이 마케팅의 목적으로 유도하는 측면이 다분합니다. 중국의 3G 표준이 TD-SCDMA라는 CDMA와 WCDMA 짬뽕같은 기술이었는데 이 기술은 중국내에서만 사용되고 국제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기술입니다. 중국이 CDMA나 WCDMA 대신 TD-SCDMA를 채택한 것은 자국의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 회사들이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였고 그 전략은 결국 먹혀들었습니다. 그런데 TD-LTE라고 부르면 마치 TD-SCDMA와 유사성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발음상의 편의성 이외에 TD-LTE는 중국 기술이라는 점을 은연중에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LTE-TDD가 바른 용어이며 TD-LTE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퍼트리는 용어에 불과합니다. 3GPP가 LTE를 표준화할 때 LTE-FDD와 LTE-TDD를 모두 규격화를 했기 때문이죠.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