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MA
무선통신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중의 하나가 한정된 전파 자원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까에 관한 것입니다. 사용가능한 주파수는 한정되어 있고 쓸려는 사람은 많으니까 항상 주파수 대역이 부족하기 마련이죠... 이동전화 시스템에서는 이렇게 부족한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두가지 기술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첫번째가 주파수를 재사용하여 기지국의 수를 늘리는 셀룰러(Cellular) 기술이고 두번째가 주파수를 동시에 여러 가입자가 사용하도록 하는 다중접속 방식(Multiple Access) 입니다.
다중접속 방식에는 크게 주파수 분할 다중접속(FDMA: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시분할 다중접속(TDMA:Time Division Multiple Access), 부호분할 다중접속 또는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우선 FDMA 방식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FDMA 방식은 주어진 주파수를 각 사용자가 서로 다른 신호간의 간섭을 방지할 수 있을 정도의 주파수 대역으로 나누어 동일한 주파수 대역의 주파수 신호는 통과시키고 그외 주파수 신호는 제거하는 필터(발신측에서 날아오는 전파는 다른 여러 사용자의 전파가 섞여 오므로 다른 사용자의 것은 걸러내는 역할)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좀 어렵나요?
어떤 서비스를 위해 주어진 주파수 대역이 3MHz라고 가정하죠... 근데 하나의 통화를 위해 3MHz를 모두 사용하는 것은 너무 낭비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채널을 30KHz 단위로 나누어 사용하는 겁니다. 예를들면 3MHz/30KHz = 100개의 채널이 되는 것이죠... 100개의 채널이라는 것은 100명(엄밀히 얘기하면 200명이죠... 왜냐면 통화라는 것은 거는 사람과 받는 사람 두명이 있어야 하니까요...)이 동시에 통화를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게 바로 FDMA의 원리입니다. FDMA에서 나누어진 주파수 대역을 채널이라고 합니다. 채널이란 것은 통화를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3MHz로 100명만 통화하게 한다는 것도 매우 낭비입니다. 실질적으로는 3MHz로 100명의 가입자만 사용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래서 주파수 재사용이라는 기술이 나오게 되는 겁니다.)
자, 그렇다면 100개의 채널이 모두 점유되어 있는 상황에서 101번째 사람이 통화를 시도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당연히 그 사람은 채널을 할당받지 못하므로 통화를 할 수 없게 됩니다. FDMA에서는 통화를 시도하면 사용하지 않는 비어 있는 채널을 할당받아 통화를 하게 되기 때문이죠... 그럼 그 사람은 통화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뭐, 별수 없습니다. 앞에서 통화를 하는 100명 중의 한사람이 통화를 빨리 끊기를 바랄 수 밖에 없죠...
FDMA 방식은 각 사용자마다 사전에 특정 채널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통화를 시도할 경우에 임의의 비어있는 채널을 할당하여 통화를 연결해 줍니다.
아직 이해가 되지 않으시면 조금 다르게 비유를 해 볼까요?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려고 할 때 한 사람은 소프라노로 또 다른 사람은 알토로 부르게 하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소프라노를 듣고자 할 때는 소프라노만을 들을 수 있고 알토를 듣고 싶을 때는 알토를 들을 수 있게 되는 거죠... 자 여기서 소프라노와 알토는 틀림없이 소리의 높낮이(비유하자면 주파수)가 다르죠? 사람의 귀는 두가지 소리정도는 구분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음치면 어쩔 수 없고... 히히...) 즉, 사람의 귀가 원하는 채널을 선택하여 들을 수 있는 필터의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2개의 독립된 채널(소프라노와 알토)에 독립된 신호음(두 사람의 노랫소리)를 실어 한꺼번에 보내면 수신측에서 각각 독립된 신호를 분리해 낼 수 있습니다. 이때 소프라노와 알토의 높낮이가 비슷하다면 듣는 측에서 두 소리를 구분해 낼 수 없겠죠? 그 얘기는 두 채널이 너무 붙어 있으면 간섭이 발생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FDMA에서 분할된 주파수 대역 하나는 하나의 채널 역할을 합니다. FDMA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는 주파수 대역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주파수 사용 효율을 높입니다. 그렇다면 채널당 주파수 대역폭을 좁게 할수록 더 많은 채널을 만들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네요... 근데 이렇게 되면 바로 위에서 말한 간섭 때문에 음질이 저하됩니다.
채널당 대역폭을 더 좁게 할수록 채널의 수는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의 목소리가 가지는 최대 주파수가 3,400Hz이기 때문에 사람의 목소리를 제대로 실어 보내려면 채널 대역폭도 3,400Hz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거기다가 다른 주파수 대역의 간섭을 받지 않도록 어느 정도 다른 주파수 대역과 간격(Guard Band라고 합니다.)을 두어야 하므로 실질적으로는 3,400Hz 보다는 더 넓게 설계될 필요가 있지요... 그것 뿐인가요? 변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채널 대역폭이 더욱 증가하게 됩니다. 또 채널의 대역폭이 좁아질수록 정교하게 채널을 분리해내는 필터 기술이 뒷받침 되어야 하구요...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AMPS(Advanced Mobile Phone Service)는 채널 대역폭이 30KHz이고 일본의 NTT(Nippon Telephone & Telegraph)는 25KHz, 유럽의 NMT(Nordic Mobile Telephone)는 20KHz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채널 대역폭을 좁게하기 위한 것은 아무래도 기술적인 능력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지만 유럽의 NMT가 미국의 AMPS보다 채널 대역폭이 좁다고 해서 기술이 우수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만큼 NMT는 AMPS보다 음질이 저하되기 때문이죠... 채널 대역폭이 작아지면 인접한 다른 주파수대역(채널)의 간섭이 커져 통화품질이 나빠집니다. 앞서도 얘기했듯이 대역폭이 좁아질수록 필터의 조건은 더욱 엄격하게 되고 이로 인해 부품이 비싸지므로 경제성의 문제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