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이동통신기술

파편화된 LTE 주파수 대역

석사만세 2023. 2. 9. 13:06

이동통신을 얘기하다보면 주파수라는 말이 참으로 많이 나옵니다. 이 주파수가 뭔지는 제 블로그의 "이동통신의 기초"에 설명되어 있는 부분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그런데 신문이나 책을 보면 가끔 주파수 대역과 주파수 대역폭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파수 대역이 얼마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해당 이동통신 기술에서 기지국과 단말기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의 문제이고 주파수 대역폭이 얼마다라는 것은 주파수 대역에서 채널을 어떻게 나눠서 쓰고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주파수 대역폭이라는 표현보다는 채널 대역폭이라는 표현이 더 직관적이라서 저는 채널 대역폭이라는 말을 즐겨 씁니다.

 

예를 들어 보면 2G의 CDMA는 국내에 두 가지 주파수 대역에 구현되었습니다. SK텔레콤은 800MHz 대역, KT와 LGU+는 1.8GHz 대역을 사용했었습니다. 여기서 채널 대역폭은 3 회사 모두 1.25MHz로 동일했습니다.(3 회사 모두 똑같이 CDMA를 사용했으니까요.)

WCDMA는 SK텔레콤과 KT가 각각 2.1GHz 대역에서 사용했고 채널 대역폭은 5MHz입니다.

그런데 LTE에서는 주파수 대역이 좀 복잡합니다. LTE에서 정의된 주파수 대역은 40개가 넘습니다. 이것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을 이용하여 LTE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단말기나 시스템(기지국)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아주 골치아픈 문제가 됩니다.

 

A이동통신 사업자는 2.1GHz에 LTE를 구현하고 B이동통신 사업자는 1.8GHz에 LTE를 구현했을 경우 단말기 업체는 양사에 모두 단말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2.1GHz와 1.8GHz를 모두 지원해야 합니다. 뭐 모두 지원하면 되지 뭐가 문제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듯 한데, 손바닥만한 단말기에 RF(Radio Frequency) 회로를 모두 구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제가 예를 단순하게 들어서 그렇지 전세계적으로 이동통신 사업자가 한두군데도 아니고 수백 수천개의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개별 주파수를 모두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실 여러분들이 지금 사용하시는 스마트폰에는 LTE 주파수가 4~6개 정도 지원될 뿐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스마트폰 제조사의 사장님이라면 이럴 경우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모든 LTE 주파수를 구현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에,더 많이 팔고 재고를 적게 남기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LTE 주파수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봤을 때 LTE-FDD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대역은 1.8GHz, 2.6GHz, 800MHz, 700MHz의 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700MHz는 LTE로 사용하고 있지 않고 나머지 3개 주파수는 모두 사용하고 있습니다.

 

잠깐 다른 얘기를 해보면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700MHz에서 유휴 대역이 생겼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이 주파수 대역은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였는데 멍청한 우리나라 정부가 방송사들의 눈치를 보느라 이것을 쪼개서 방송용과 이동통신용 일부로 할당합니다. ㅠㅠ 700MHz는 회절성이 좋아서 작은 투자비용으로 넓은 커버리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글로벌에서 사용하는 공통 대역이라 LTE로 할당하는 것이 경제적 편익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정치 논리에 밀려 주파수가 쪼개진 것이죠. 뭐 이게 어디 하루 이틀 일이겠습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 가겠습니다.

 

SKT는 800MHz 대역과 1.8GHz 그리고 2.1GHz에서 LTE를 구현했습니다. KT는 900MHz와 1.8GHz 그리고 2.1GHz에서 LTE를 구현했구요.(800MHz 대역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사용하지는 않고 있음) LGU+는 800MHz와 1.8GHz 대역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SKT와 유사하지만 2.6GHz 대역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이동통신사와 다릅니다. 2.6GHz는 주파수 대역이 높아 회절성은 낮지만 연속적으로 많은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LTE 주파수 대역을 정리하면서 오늘 글은 마칩니다.(아래 내용은 2016년 4월에 있었던 주파수 경매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2016년 주파수 경매를 통해 SKT는 2.6GHz 대역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기술 구분 주파수 대역 보유 주파수 폭  이용 만료 시기 
SKT  KT  LGU+ 
2G 800MHz 10MHz - - 2021년 6월
1.8GHz - - 20MHz
3G 2.1GHz 40MHz 20MHz -  2016년 12월
LTE 800MHz 20MHz 10MHz 20MHz 2021년 6~12월
900MHz - 20MHz -
1.8GHz 35MHz 35MHz -
2.1GHz 20MHz 20MHz  20MHz
2.6GHz - -  40MHz
 WiBro 2.3GHz 30MHz 30MHz - 2019년 3월
Total 155MHz 135MHz  100MHz